긴 여행

HOLA스페인⑵ 모두가 잠든 호스텔에 들어가는 일 # 심야 체크인

루-ROO 2022. 11. 16. 21:10

 

긴 비행을 마치고 밤 11시쯤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잠을 거의 못 자서 눈이 충혈되고 정신이 몽롱했다. 빠르게 수하물을 찾고 시내로 나가는 공항버스(Aerobus)에 탑승했다. 종점인 카탈루냐 광장까지는 30분 정도 걸렸다. 광장에서 첫 번째 숙소인 로다몬 호스텔(Rodamon Hostel)까지는 택시를 타고 갔다. 더 늦기 전에 체크인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택시비로 7유로가 나왔고 무사히 호스텔에 도착했다.

 

 

리셉션이 24시간 운영되고 있어 체크인은 수월했지만 복병은 따로 있었다. 여성 전용 6인실의 침대 2층을 배정받았는데, 나를 제외한 모두가 곤히 자고 있었다... 혹시나 누가 잠에서 깰까 도둑고양이처럼 조심조심 움직였다. 하지만 아무리 조심해도 사물함은 여닫을 때마다 삐걱거렸고, 한국에서 구입한 자물쇠도 맞지 않아 애를 태웠다. 소심한 나는 마음을 바짝 졸이며 캄캄한 어둠 속에서 짐을 풀고 잠옷을 꺼냈다. 나 때문에 누군가 뒤척일 때마다 마음이 몹시 괴롭고 미안했다. 

10년 만에 묵게 된 호스텔에서의 첫날밤, 나는 앞으로 체크인은 무조건 빨리 하리라 다짐하며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