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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스페인⑼ 평온한 바르셀로나 대성당 ㅡ 버스킹과 츄레리아긴 여행 2023. 1. 10. 21:33
바르셀로나 고딕지구를 걷다가 우연히 마주한 바르셀로나 대성당. 늦여름 햇살이 잔잔하게 비추는 대성당은 평화롭고 포근했다. 근처의 유명한 맛집 츄레리아(XURRERIA)에서 츄러스를 사들고 나는 대성당의 어느 돌계단에 주저앉았다. 며칠째 걷느라 지쳐있던 탓인지 달콤한 핫초코에 츄러스를 찍어 먹자 안도의 숨이 세어 나왔다. 그리고 나는 한동안 가만히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저 여행자는 지구별 어디에서 왔을까. 저 할아버지는 어떤 모양의 세월을 지나왔을까. 저기 저 나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그늘이 되어줬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때쯤 어느 용감한 음악가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그녀의 얼굴은 노래가 시작되자 차즘 여유를 되찾았다.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 관객들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박수갈채를 보냈다. 좋아하는 일을 씩씩하게 펼쳐내는 사람들의 맑은 얼굴이 그녀에게서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공연이 끝나고 주머니에 있던 2유로를 작은 상자에 넣으며 수줍게 말했다. "그라시아스!" 그러자 그녀가 고개를 들어 맑은 얼굴로 대답했다. "그라시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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